※ 2화도 평범.. 초반부는 평화로운(?) 일상물로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 약 8,000자 분량입니다.










 02_김매기의 시간





 조금은 소란스러웠던 기상시간이 지나고 아침밥까지 다 먹고나니 다들 논에 나갈 채비를 했다. 아침 그러니까 오전 시간에 서둘러 오늘치 일을 끝마쳐야 했기 때문이었다. 오후로 넘어가면 여름은 여름인지라 푹푹 찌는 더위에 제대로 일을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물론 까마귀네는 마늘농사가 주 먹거리라 쌀은 저희 식구들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만 농사를 짓기 때문에 논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고양이네와 같이 농사를 짓고 있는지라 결코 작은 양은 아니었다.


 쌀농사를 짓지 않는 부엉이네 몫도 같이 키우고 있어서 더 그러기도 했다. (그래서 부엉이네는 쌀을 대가로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고, 두 집에 일손이 부족할 때면 용병도 파견하고 있다.)



  "스가, 우리 먼저 갈테니까 애들 데리고 와-"


  "알았어."



 선두로 다이치와 청소년반이 먼저 출발을 하고, 스가는 아직 준비가 덜 된 어린이반을 챙겨 조금 뒤에 떠나기로 했다. 사실 츠키시마와 야마구치는 일찍이 준비가 끝나 있었지만 이번에도 둘이 문제였다. 



  "빨리 챙겨- 놓고 간다?"


  "아, 스가상 ㅈ..잠깐만요-! 카게야마, 내 수건-!"


  "보게, 니 수건을 왜 나한테 찾냐!"



 카게야마와 히나타가 허둥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게 평소에 정리 좀 해두라니까. 


 

  "어이~ 옆집~"



 둘을 기다리고 있으니 밖에서 까마귀네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스가와라가 창문으로 빼꼼 내려다보니 고양이네 가장님이셨다.



  "쿠로오?"


  "아직 안 갔으면 같이 가자고-"


  "아, 애들이 아직.."


  "스가상, 준비 다 했어요!"



 스가와라가 아쉽게도 거절의 말을 내뱉으려던 찰나, 히나타와 카게야마가 완벽한 몸빼차림으로 튀어나왔다. 딱 좋은 타이밍이었다.



  "쿡쿡, 금방 내려갈께-!"

 

  "뭐예요? 쿠로오상 왔어요??"



 히나타가 옆에 바짝 붙어오며 말을 걸었다.



  "응, 같이 가자네. 태워주면 우리야 좋지 뭐."


  "오오, 우리 그럼 쿠로오상 경운기 타고 가는거예요? 아싸~ 카게야마, 빨리가자."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히나타의 표정이 단번에 밝아졌다. 경운기가 그렇게 타고 싶었던걸까. 하긴 다이치가 떨어진다고 못 타게 했었으니까.



  "재촉하지말고 모자나 똑바로 써."


  "모자? 나 똑바로 썼는데?"


  "수건이 다 들렸잖아! 이리 와 봐."



 카게야마가 히나타의 모자를 벗기고 안에 쓰는 수건을 다시 씌워주었다. 목 뒤까지 단단히 덮어두지 않으면 살이 벌겋게 타는 건 시간문제였다.



  "이렇게 어? 목 뒤까지 다 내리라고. 살 타서 또 난리치지 말고."


  "응, 땡큐. 카게야마는 보기와 달리 섬세하네!"


  "뭐.. 뭐야////."


  "이제 빨리가자! 스가상 먼저 내려갈께요-!"



 히나타가 카게야마를 붙잡고 아래로 뛰어내려갔다. 칭찬아닌 칭찬에 부끄러운지 얼굴이 확 붉어진 것이 꽤나 귀여웠다. 



  "그럼 우리도 내려갈까?"


  "네."



 츠키시마와 야마구치를 데리고 아래로 내려가니 쿠로오 말고도 멤버가 한 명 더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이 부엉이네 용병일이었나 보다. 어쩐지 쿠로오가 왜 아직까지 안가고 있나 했지. 용병님을 픽업하느라 좀 늦은 모양이었다.


 

  "오, 츳키! 잘 잤어? 오늘따라 더 귀엽네~♡"


  "헤이, 헤이, 헤이-! 오늘은 나도 왔다!"



 쿠로오와 보쿠토가 밝은 얼굴로 인사를 했다. 저번에 읍내에서 한 번 놀고오더니 철벽같던 츠키시마와 급격히 친해지게된 둘이었다.



  "아침부터 성희롱하는 건 그만두시죠. 쿠로오상. 보쿠토상도 오셨네요."


  "어이어이- 성희롱이라니, 츳키- 이게 다 하늘같은 형님의 크나큰 애정에서 비롯된..."


  "출발 안 하세요?"


  "...."



 뭐 아직까지도 철벽은 견고한 것 같지만. 


 털털거리는 소리를 내며 경운기가 출발을 알렸다. 히나타는 연신 '오오!' 하며 눈을 빛내고 있었고, 티는 안 내지만 카게야마도 입꼬리가 근질근질한 것이 생각보다 들떠보였다.


 

  "츳키는 저 앞에서 내려주면 되지?"


  "네."



 쿠로오가 츠키시마에게 확인차 말을 걸었다. '거머리' 1기 바리스타님인 츠키시마는 이들과 같이 꿈과 희망이 가득한 논으로 가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보쿠토상, 아카아시상은 오늘 언제 오신대요?"


  "아카아시? 몰라? 근데 오전엔 할거 많다고 했어."


  "아, 그럼 늦으시겠네요. 로스팅은 좀 나중에 해야..."


  "츳키- 도착-"



 그리 멀지않은 거리였기에 경운기는 금세 가게 앞에 도착했다. 사실 걸어가는게 더 빨랐을지도 모른다. 단지 우리의 냉미남씨가 다리를 움직이는게 귀찮았을 뿐.



  "스가상. 그럼, 가볼께요."


  "응, 이따 봐."



 스가와라가 싱그러운 웃음으로 배웅을 했다. 아, 저 살인적인 눈웃음.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상큼함. 츠키시마가 스가와라에게 먼저 인사하는 이유중 하나였다.



  "츳키, 이따 배달 알지? 켄마도 꼭 데리고 나와!"



 쿠로오가 다시 출발 준비를 하며 소리를 질렀다. 어딘가 결의에 찬 외침이었다.



  "켄마상 안 나갈텐데.."


  "꼭! 데리고 와. 갈께-"


  "하아.."


  "츠키시마, 바이바이-"



 츠키시마를 내려준 경운기는 털털거리며 다시 제 원래의 목적지인 논으로 향했다. 이제는 정말 일할 시간이었다.



***




  "자, 지금부터 해야할 일을 설명해주겠다! 잘 듣도록!"


  "네!



 이번 어린이반의 교육은 청소년반의 타나카가 맡기로 했다. 이제 막 시작한 거지만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 자체로 벌써 뿌듯해보였다.



  "오늘 해야할 일은 바로... 김매기다!"


  "오오, 김매기!"



 열혈 수강생이 있어서 더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쉽게 말해 잡초를 뽑으면 되는거지."


  "오오, 잡초오!!"


  "그래, 잡초다-! 단, 모와 절대 헷갈리지 말 것!!"


  "뭐가 달라요??"


  "이게 모고, 이런게 잡초다. 좀 다르게 생겼지?"


  "...."


  "뭐 하다보면 구분될거야. 히나타랑 카게야마는 여기 두 줄을, 야마구치는 저쪽 노얏상 옆에서 같이 하도록. 이상!"



 짧고 굵은 타나카의 설명이 끝나자 셋은 각자 정해진 위치로 가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카게야마는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며 잡초를 골라내고 있었는데, 경험도 얼마 되지않았음에도 잡초를 뽑아내는 손길에선 노련미마저 느껴졌다. 야마구치 역시 조금은 서툴지만 착실히 제 몫을 해내고 있었다. 히나타도 호기롭게 잡초를 뽑아내고 있었는데 이상하리 만큼 확신에 차있어서 되려 불안해 보였다. 


 한편 고양이네에서도 김매기가 한창이었다. (논에 구분이 없어서 까마귀네와 같이 하는 것과 다름 없긴 하다.) 그런데 들려오는 소리를 보니 파견나온 용병씨랑 조금 트러블이 있어보였다.



  "아- 그것도 '모'잖아. 보쿠토 xx야."



 아무래도 보쿠토가 '모'와 잡초(=피)를 착각해 잘못 뽑은듯 싶었다.



  "에~? 이게 '모'야?"


  "그래, 그게 '모'라고 제발 좀 뽑지 말라고.. 지금 몇 번을 말하냐!"


  "이상하네.. 이번엔 확실했는데."


  "확실하긴 개뿔.. 이게 피라고, 이런거 뽑으라고 엉? 얘랑 얘랑 다르잖아."



 쿠로오가 양손에 각각의 예시를 올려두고 말했다. 찡그린 표정으로 멀뚱멀뚱 쳐다만 보는 걸 보니 둘의 차이가 구분이 안 가는 듯 했다.



  "아씨, 몰라. 다 똑같이 생겼잖아!"


  "망할 부엉이새ㄲ.. 후우- 야, 이 어리석은 친구야."



 쿠로오가 험한 말이 튀어나올 뻔한 것을 꾹 참아 넘기고 조곤조곤 말을 이었다.



  "너는 지금 몇 년을 하는데 아직도 구별을 못하냐."


  "...."


  "물론 네가 나같은 실력자가 아님을 내 깊이 헤아려주고는 있지만"


  "...."


  "여태 뽑은 게 전부 모라는 건 알고 있는거냐?"


  "...."



 쿠로오의 한숨에 찬 푸념 겸 어그로가 보쿠토에게 쏟아졌다. 보쿠토도 기분은 안 좋았지만 본인 잘못이니 할 말은 없었다. 그저 회색 머리칼이 좀 쳐져갈 뿐이었다.



  "맹금류라 초식 안 한다고 시위라도 할 셈이야? 어?"



 한참을 잔소리하던 쿠로오가 회심의 비꼼을 담아 한마디를 던졌다. 불량한 표정하며 이 때쯤 되니 그냥 시비를 걸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근데..."


  "뭐, 왜, 뭐."


  "...맹금류가 뭐야..?"


  "...."



 뭐 안타깝게도 우리의 보쿠토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아오... 됐다, 됐어. 그냥 네가 뽑고 싶은 거 빼고 다 뽑아. 그럼 모는 안 뽑겠지."


  "내가 뽑기 싫은 거 뽑으라고?"


  "그래."


  "내가 싫은거?"


  "그-래."


  "음..."



 보쿠토는 진지하게 무언가를 고민하는 척하더니 해맑은 얼굴로 대답을 내뱉었다.



  "싫은데?"



 바로 추방의 주문을.



  "....야, 이 (삐-)"



 결국 참다못한 쿠로오의 입에서 형형색색의 육두문자가 터져나왔고, 보쿠토는 무겁기 짝이 없는 기계를 들고 논 가장자리에 자란 풀베기 작업으로 투입됐다. 그나마도 실세님에게 이르기 없기로 타협한 결과였다.



 다시 까마귀네로 돌아와서, 카게야마는 벌써 한 줄을 끝내고 타나카에게 검사를 받는 중이었다. 윗반에 비교할 만큼의 속도는 아니었지만 어린이반 중에는 단연 으뜸이었다. 정확도 역시 높아서 실수로 같이 뽑아버린 몇 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모가 아닌 피였다.


 

  "오- 카게야마~ 완전 잘했는데? 이제 베테랑 다 됐어."


  "이 정돈 쉽습니다. 다음엔 어디 하면 됩니까."



 가슴이 앞으로 나와 내심 우쭐해하는게 보였지만 귀여우니 봐주기로했다.



  "좋아, 이 다음엔..."


  "으아아아-!!"



 타나카가 다음 장소를 정해주려던 그 때, 갑자기 논 한가운데서 히나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조용하나 싶었더니 또 사건발생이었다.



  "히나타, 왜 그래!"



 비명소리가 들리자마자 근처에 있던 스가와라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히나타에게 다가갔다. 한창 작업중이던 다른 사람들도 시선집중이었다.



  "흐어어...스가상..."


  "응, 나 여기 있어. 어디 다친거야?"


  "아니요..."


  "그러면?"


  "...(부들부들)"


  "히나타, 떨지 말고 말을 해야 알지."


  "ㄷ.. 다리에..."


  "다리?"


 

 히나타가 가르킨 오른쪽 다리를 보니 검은색의 무언가가 꼬물꼬물 다리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스.. 스가상.. 이거 '그거'죠? 저 이제 죽는거예요..?"



 히나타가 공포에 찬 눈으로 스가와라에게 물어왔다. 그렇게도 무서운지 제 다리쪽으로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였다.



  "그거? 아.. 거머리?"


  "(끄덕끄덕)"


  "아니야, 이거 그냥 우렁이야, 봐봐."


  "정말 그거 아니예요..?"


  "응, 자."



 스가와라가 다리에 붙어 있던 검은 생명체를 덥석 떼어내 히나타의 눈 앞에 내밀었다. 자세히보니 전체적으로 어둡긴 했지만 아예 까만색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고둥같이 딱딱한 껍질바깥으로 물컹거리는 몸이 나와있었다. 어느 모로보나 거머리의 생김새는 아니었다.



  "...흐아 다행이다.."



 거머리가 아님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자 그제서야 히나타로부터 안도의 한숨이 터져나왔다.(우렁이는 유기농재배에서도 많이 쓰이는 고마운 아이이다.)



  "많이 놀랬어? 잘 보면 꽤 귀엽다구."



 스가와라의 손바닥위에 올려진 우렁이가 꼼지락거리며 기어다녔다. 잘 보니 귀여운 것도 같았다.



  "..완전 죽는줄 알았어요.."


  "거머리였어도 죽지는 않는다고?"


  "에? 츠키시마가 피가 다 빨려서 죽을거라고.."


  "츠키시마가 또 장난쳤나보네, 쿡쿡."



 히나타는 안보는 새에 또 놀림을 당한 모양이었다. 요새는 거머리 자체가 잘 나오지도 않는데 어쩌다 또 그런 얘기가 나온건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히나타, 보게-!"



 잡은 우렁이를 풀어주고 있으니 짜증가득한 얼굴을 한 카게야마가 버럭 소리를 치며 다가왔다. 이제야 온 걸보니 좀 떨어진 곳에 있어서 시간이 걸린 모양이었다.



  "내가 그러게 장화 똑바로 신으라고 했지. 바지도 걷지 말라고 했잖아. 이 보게가!"


  "...갑갑한걸 어떡해..!"



 카게야마는 도착하자마자 히나타에게 잔소리를 내던졌다. 워낙에 갑갑한 걸 싫어하는 히나타라 올 때 신고온 장화는 벌써 논두렁 밖 흙길을 뒹굴고 있었고, 그래도 답답했는지 길게 내려왔던 몸빼바지 역시 무릎 위 허벅지까지 걷어올려진 상태였다. 즉, 벌레와 태양으로부터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참아! 저번에도 물려서 부었잖아!!"


  "..그래도 더웠단 말이야!!"


  "참으라고-!!"


  

 둘 사이에 또 투닥거림이 오고 갔다. 카게야마는 히나타에 관해선 걱정이 너무 살벌해서 탈이었다. 앞뒤 상황이나 둘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아마 카게야마가 히나타를 괴롭히는 줄 알았을 것이다. 


 그래도 걱정하는 마음에서 하는 소리니 뭐라고 할 일도 아니었다. 히나타 본인도 그걸 제일 잘 알고 있을테니 더 그랬다.


  잠시후 카게야마가 다시 히나타의 복장을 바꿔 줄 때 쯤, 스가와라도 제 자리로 돌아가기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서로 챙겨주고 있는 두 병아리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푸훗하고 기분좋은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어른반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




  '덥다-'



 논에 있는 모두의 머릿속에 공통적으로 떠오른 생각이었다.


 한참을 일만 하다보니 온몸에는 벌써 땀이 뻘뻘, 어느샌가 소란스럽던 말소리도 뚝 끊겨있었다. 피를 뽑아내는 손길도 제 속도를 잃어버렸다. 가져온 생수 몇 통 역시 텅텅 비어버린지 오래였다. 시끄러운 매미소리에 섞여 얕은 숨을 내쉬는 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왔다. 


 그렇게 하나둘씩 지쳐갈 때쯤 멀리서 '누군가'가 다가오는게 보였다. 사실 '누군가'라기에는 인수가 하나 많았는데 자전거 두 대가 다가오고 있었던 까닭이다. 잘보니 아카아시와 츠키시마였다. 지친 논바닥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러 온 모양이었다.



 "잠깐 쉬다 하세요-"



 자전거에서 내린 아카아시가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츠키시마는 실고온 짐을 내렸는데, 생수 몇 통과 간식거리였다. 사람들의 얼굴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츳키~ 드디어 왔네, 목 말라죽는줄 알았다고."



 논사이로 난 흙길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쿠로오 역시 그 사이로 섞여들었다. 목에 걸고 있던 수건이 축축한 걸보니 덥긴 엄청 더웠던 모양이었다.



  "얼음물이예요. 컵 드려요?"


  "아니, 괜찮아. 그보다 켄마는?"


  "아, 제 뒤에.."


  "켄마~!"



 츠키시마의 등뒤에 숨어있던 켄마가 쿠로오에게 뒷덜미를 잡혔다. 두 명인줄 알았더니 더위를 피해 숨어있어서 안 보인듯 했다.



  "내려줘.. 눈 부셔..."


  "안돼. 너무 안에만 있어. 햇빛도 좀 보고 해야지."


  "그늘...."


  "안-돼."


  "쿠로오... 살 타버릴거야..."


  "윽, ㄱ..그래도..안돼!"


  "쳇..."



 쿠로오가 켄마와 실랑이하고있는 사이 한쪽에서는 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카~아~시~!!"


  

 내내 축 쳐져있던 보쿠토가 활짝 갠 얼굴로 아카아시에게 달려갔다. 부엉이네 실세님다운 효과였다.



  "일 잘하고 계셨어요?"


  "어?..어... 응."

 


 슬그머니 눈을 피하는 걸보니 어딘가 찔리는 구석이 있어보였지만, 얼굴이 땀으로 가득하니 나중에 다시 물어보기로했다. 


 

  "물 드릴까요?"


  "응, 시원한거! (꿀꺽꿀꺽) 크하- 이제 좀 살 것 같다."


  "수박도 있어요."


  "오오!"



 아카아시는 보쿠토에게 수박 한 조각을 쥐어주곤 입가로 흐르는 과즙을 닦아주었다. 영락없는 엄마와 아들의 모습이었다.



  "(우물우물)근데 아카아시, 할거 많다고 하지 않았어?"


  "입에 있는 거 다 삼키고 얘기하세요. 일이 오후로 미뤄져서 일찍 내려왔어요."


  "(우물우물) 흐응, 그렇구나."


  "보쿠토상, 옷에 다 떨어진다구요.."


  "아카아시상- 이제 가야돼요."



 반대편에서 츠키시마가 재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다음 배달지가 두 곳이나 남아 있었다.


 

  "보쿠토상, 저 이제 가볼께요. 점심때까지 열심히 하고 오세요."


  "응. 대신 점심때 고기해줘!"


  "네, 준비해놓을게요."



 한줄기 오아시스같았던 아카아시네가 떠나자 한숨을 돌린 청년들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갔다. 이제 점심때까지만, 딱 12시까지만 일하면 오후는 자유시간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힘이 좀 나는 것도 같았다.


 지금이 딱 9시니까.. 그래.. 딱 세 시간만 더하면...


















 


 .....




















 세 시간...






















 쓰리 아워....




















...하하, 시골의 오전은 만리장성보다 길었다.











< 다음화 예고 >

 03_읍내나들이(부제: 사나이 하나, 감자 둘)

:히나타와 카게야마가 엄마조를 따라 쇼핑을 갑니다












  Digression_히나타의 근자감

  스가: 히나타..! 여기있는거 네가 다 뽑은거야?


  히나타: 네! 많이 뽑았죠?(반짝반짝


  스가: 아아...히나타... 


  히나타: 왜요?


  스가: 모르면 물어보지 그랬어...(눈물


  카게야마: 보게- 전부 모만 뽑았잖아!


  히나타: 에엑~!!

  //결국 히나타와 부엉이네 용병씨는 합동작업을 맡게 되었다는 행복한 이야기.. 메데타시, 메데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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