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나 캐붕주의

※ 약 10,000자 분량입니다.



+)세상에 술자리가 이렇게 쓰기 어려운거였군요

















 04_친목을 다지며(부제:술파티)






 딸랑.


 경쾌한 도어벨소리가 들리고 '거머리' 안으로 또 한 팀의 멤버가 들어왔다. 이번엔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였다.



  "우리 왔어- 와카짱네는 아직 안왔네?"



 카페를 쓱 한 번 훑어본 오이카와가 말을 뱉었다. 우시지마네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는 모두 모여있던 차였다.



  "어 왔냐. 이와이즈미."


  "이와이즈미 어서 와. 우시지마 좀 늦는다더라."



 쿠로오와 다이치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어, 들었다."



 이와이즈미도 평범하게 인사를 받았다.



  "저기, 오이카와씨도 인사해줘..?"


  "빨리가서 앉기나해."


  "이와짱마저..!"


  "응꼬야로."

  

  "너무해..!"


  

 오이카와가 우는척을 하며 빈자리에 앉았다. 쿠로오의 옆자리였다. 자리는 카페 한 가운데를 치워 넓게 만들었는데, 4인용 테이블 두 개와 2인용 테이블 하나를 가로로 길게 이어붙였다. 


 2인용 테이블에는 오늘 회의용 물품(?)들이 의자에까지 박스채로 쌓여있었고, 나머지 4인용 테이블에 전 멤버가 둘러 앉았다. 



  "자, 그럼 출석부른다."



 이와이즈미까지 자리를 잡자 쿠로오가 벌떡 일어서 인원체크에 나섰다. 오늘 모이기로 한 사람들은 아직 오지 않은 하양이네를 포함해 총 10명이었다.



  "보쿠토, 아카아시"


  "네."


  "다이치, 스가와라."


  "왔어."


  "오이카와, 이와이즈미."


  "어."


  "좋아, 다 왔네. 우리 주인장님(=켄마)은 언제나와 같이 불참이고, 오기로 했던 세미는 고시키 아파서 불참이란다. 우시지마도 그래서 늦는다더라고."


  "세미세미가 안 오다니!"


  "보쿠토상, 그렇게 부르면 싫어할꺼예요."


  "에? 그 텐션바보가 아파?"


  "저녁 먹은 게 체했나보더라고. 뭐 쨋든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한다. 후후, 약 챙겨온 거 지금 먹는게 좋을거야."



 쿠로오가 음흉한 웃음을 띄우며 모두에게 약을 권했다. 그 표정을 보아하니 제대로 한바탕 할 예정인듯 싶었다.



  "보쿠토상, 자요. 약 드세요. 여기 물도 있어요."


  "...."


  "보쿠토상??"


  "...싸나이는 약 같은거 안먹어!"


  "저번에도 안 먹고 난리치셔 놓고 그냥 곱게 드시지 그래요."


  "아냐, 이번엔 괜찮아. 내 남자다움을 보여주겠어!"


  "하아-"



 보쿠토가 약을 건네는 아카아시를 뿌리치고 벌써부터 텐션을 올렸다. 아카아시의 두통지수도 함께 올라갔다.


  

  "쿠로오상도 약 드시죠."


  "됐어. 나도 안먹어. 보쿠토도 안 먹는다는데 내가 먹을 수야 없지."


  "쯧, 코즈메군한테 또 쫓겨나시려고."



 쿠로오한테도 약을 권하던 아카아시가 돌아온 대답에 탐탁찮은 표정으로 혀를 찼다. 저번에도 진탕 술에 취해선 코즈메군한테 쫓겨나 부엉이네에 쳐들어온 전적이 있었기에 이런 취급은 당연했다. 


 그런 주제에 은혜는 싹 잊어버리고 또 쓸데없는 자존심에 불타오르는게 이번에도 그러면 길바닥에 버려놓을 셈이었다.


  

  "이번엔 안 재워드릴거니까요."


  "알지, 알지~ 나도 양심은 있다고."



 양심은 개뿔. 켄마가 이 말을 못들은게 다행이었다. 켄마가 들었더라면 분명 사고친 리에프를 보는 것보다 경멸어린 시선으로 쳐다봤을테니까.


 초록이네도 사정은 비슷했다. 오이카와 역시 옆자리에 앉은 어그로 전문가의 도발에 넘어가 이와이즈미로부터 약을 안 먹겠다고 필사적으로 낑낑대는 중이었다.


 이와이즈미는 약을 뜯어 오이카와의 입에 쑤셔넣으려고 하고 있었는데, 철없는 발버둥탓에 먹이기가 쉽지않았다.



  "읍읍, 이와, 짱. 나도, 안, 먹을, 거라고-!"


  "닥, 치고 먹으라고- 이 쿠소카와가!"


  "싫어-!"


  "아, 말 좀 들으라고- 망할 놈아!"


  "안 먹는다니까아-!"


  "아오 이걸 진짜..!"


  


 한편 까마귀네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시작도 알리지 않았건만 둘의 얼굴에는 벌써 근심이 한가득이었다. 어쩌면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대해 가장 정상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었다.



  "스가, 약 먹었어?"


  "음, 챙겨오긴 했는데.. 난 많이 안 마실거라. 다이치는?"


  "난 집에서 먹고 왔어.. 후우..."


  "응, 잘했어.(토닥토닥) 오늘은 부디 적당히 끝났으면 좋겠는데.."


  "하하.. 그럴리가."


  "그렇겠지.."


 

 흐흐거리며 어둠의 웃음을 짓고 있는 저 질나쁜 고양이가 새삼 무서워진 둘이었다.


 각자 실랑이가 한참이던중 다시 딸랑이는 도어벨 소리가 들리고 우시지마가 들어왔다. 앞서 말한대로 동행인없는 단신이었다.



  "와카짱, 드디어 왔네~"


  "아직 시작하지 않은건가."


  "어, 빨리와서 너도 약먹어."



 쿠로오가 얼른 와서 먹으라며 약병을 흔들었다. 안에 담긴 액체에서 찰랑찰랑 소니가 났다.



  "(갸웃)무슨 약을 말하는거지? 난 아픈데가 없다."


  "준비물 못봤어? 위장약. 많이 마시면 감당 못 할 지도 모르잖아?"



 쿠로오가 은근히 웃으며 다시한번 병을 흔들었다. 명백한 도발의 표시였다.



  "마음은 고맙지만 사양하지. 나는 그렇게 술에 약하지 않다."



 도발을 받아들인건지 그냥 제 할말을 한건지. 남은 자리에 앉아 이 말을 하는 우시지마는 매우 당연한 일이라는 듯 망설임이 없었다.



  "후회할텐데에~?"



 옆에 있던 보쿠토도 한마디 끼어들었다. 계속 쿠로오랑 붙어다니더니 이런 것도 옮는 모양이었다.



  "후회하지 않는다."


  "보쿠토상이나 후회하지 마시죠."


  "아-카아시. 나도 괜찮다니까!"


  "퍽이나요."


  "아, 됐어됐어. 다 모였으니까 바로 시작한다."



 다시 자리에서 일어선 쿠로오가 본격적인 회의의 시작을 알렸다. 룰은 저번이랑 똑같이. 먼저 자리뜨는 놈이 지는거다. 제일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한테는 소환권 콜? 콜-



  "헤이, 헤이, 헤이-! 오늘에야 말로 최고를 가려주지!"


  "바라던 바다."


  "헤에~ 와카짱, 엄청 자신 있나봐~?"


  "자신이 없을 이유가 없다.(당당)"


  "좋은 자세다, 우시지마. 제일 먼저 뻗게 해주지.(사악)"


  "하아- 제발 적당히 끝났으면.."





 (이들의 대략적인 자리배치는 아래 그림을 참고하기 바란다.)


 



***



 쿠로오의 지시에 따라 제일 끝에 앉아 있던 아카아시와 스가와라가 비품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유리부딪히는 딸그락 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졌다. 이게 뭐라고 다들 사뭇 진지한 분위기마저 풍겼다.


 몇 번 손을 오르락 내리락하자 테이블위는 금세 영롱한 초록빛 향연으로 가득찼다. 일단 가볍게 각자 잔 하나와 소주가 한 병씩 주어지고, 테이블 가운데에는 스가와라가 눈치껏 안주거리도 세팅해두었다. 


 보호자 역할을 겸하여 따라온 부대표들에게는 맥주가 한 잔씩 주어졌는데, 그렇다고 소주잔이 없는건 또 아니었다.



  "다 받았지? 아카아시 기록. 저번처럼 찢지마라."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에, 그거 아카아시가 찢은거였어?"


  "그러게 저한테 그렇게 술을 먹이지 마셨어야죠."


  "그건 쿠로오가..!"


  "네, 거기까지- 먼저 한 잔 넣고 시작한다."



 쿠로오의 말이 떨어지자 각 대표 다섯명은 조심스레 잔을 채웠다. 그리곤 너나 할것없이 한번에 들이켰다. 술 넘어가는 목울대 소리가 선연했다.


 크으- 그렇게 마시기를 한 세 잔째. 저렇게 한 번에 들이키면 쓸텐데도 안주를 집어먹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상처받을 위장이야 어찌돼든 다들 쓸데없는 자존심세우기가 바빴다.


 보호자들은 그저 안타까운 눈길로 이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당연히 그 안타까움은 그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뒤를 봐줘야할 본인들에 대한 연민이었다. 정말 무슨 술먹기 대회라도 나온 바보들 같았다. 


 결국 네번째 잔이 채워질 무렵, 퍼붓는 그들을 온전히 감당해야할 자신을 위해 아카아시가 먼저 술게임을 제안했다. 이렇게 마시다 훅 가버리면 정말 재미도 뭣도 없었다. 


 아카아시가 첫 번째로 제안한 게임은 바로 '베스킨라벤스 31'. 술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게임중 스타트를 끊기에 더할나위없이 무난했다. 아카아시의 말을 들은 다른사람들 역시 흔쾌히 그 제안에 응했다. 



  "다 껴서해. 아카아시랑도 잔에 술채워."


  "이와짱은 내가 따라줄게-"


  "됐어."


  

 모두의 작은 잔이 가득 차오르자 아카아시가 기본적인 룰을 설명을 했다. 물론 다 알고 있겠지만 혹시나 모르실 분(=우시지마)을 위해.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1부터 31까지 숫자를 부릅니다. 한번에 3개까지 부를수 있어요. 마지막 31번을 부른 사람이 마시는 겁니다. 아셨죠?"


  "알아, 알아. 빨리 하자. 누가 먼저해?"


  "그냥 니부터 왼쪽으로 돌려."


  

 박자에 맞춰 상큼한 구호가 울려퍼짐과 함께 게임이 시작됐다. 베스킨~ 라빈스~ 써리~원! 귀엽고~ 깜찍하게~ 써리~ 원! 벌써 술이 몇 잔 들어갔다고 분위기는 꽤 들떠있었다.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쿠로오의 숫자가 20이 넘어가자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머리싸움이 시작됐다.



  "22, 23!"


  "24, 25, 26"


 

 의외로 아카아시는 3개를 불렀는데, 그건 아카아시의 머릿속에는 벌써 벌칙을 누가 받을지 답이 나온 상태였기 때문이다. 



  "27"



 다음으로 스가와라가 숫자를 하나 부르고, 이제 다이치에게 선택권이 넘어갔다. 그런데...



  "...."



 왠일인지 다이치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자, 빨리 안 부르면 다이치가 벌주- 5, 4, 3..."



 제일 신나보이는 쿠로오가 다이치를 재촉하자, 어쩔수없이 다이치는 카운트다운이 내려가기 전에 얼른 숫자를 내뱉었고 이를 본 쿠로오의 웃음은 더욱 진해졌다. 이번판 타겟은 처음부터 정해져있었다.



  "..28!"


  "29"


  "30"


  "....아- 너무하네! 와카짱을 보냈어야지! 내가 신호까지 줬는데!"


  "...어쩔수 없었다."


  "어이어이, 오이카와 신~호라니~? 신성한 게임의 장에 그런 불~순한 것을 끼우면 돼나! 벌주 두 잔!!"


  "예~!!"


  "안돼애-!"


 

 오이카와는 좌절했고, 이와이즈미는 그 옆에서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었으며, 이를 지켜보는 다이치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저.. 저.. 뻔뻔하고 악랄한... 오늘도 저 고양이 마수가 악마의 구렁텅이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그 함정카드에 한 번 발목이 잡히면 언제나와 같이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오늘의 희생양은 오이카와로 낙점됐으니 심기를 거스르지말자. 내가 잡아 먹힌다. 테이블 아래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다리의 움직임에 소름이 돋는다.



  "크으- (이와짱, 나 벌써 속쓰려어...)"


  "(그러게 누가 쌩으로 들이부으래? 약도 안먹고, 쯧)"



 오이카와와 소울메이트 이와이즈미는 막간의 틈을 타 '눈으로 말해요' 중이었다.



  "(그래도....)"


  "(안주나 먹어)"



 이와이즈미는 쯧쯧 혀를 차면서도 앞에 있는 오징어를 집어다가 오이카와의 입에 쑤셔 넣어주는 친절을 발휘했다. 감동받은 오이카와가 옆에서 몸을 문대고 그럭저럭 익숙한 풍경이었다.

 

 다시 힘을 얻은 오이카와는 똑같은 게임을 한 판 더 할 것을 제시했다. 그리고 또 패배핬다. 오이카와가 원하는대로 본인부터 시작해 순조롭고 공정하게 게임을 진행했으나 정말 놀랍게도 또 오이카와가 당첨이었다. 그 이유는 오이카와만 빼고 다 알았다.


 결국 다른 게임으로 종목을 바꿨는데 이번에 나온 것은 '표창게임'이었다. 생소하다면 조금 생소한 게임이긴 했으나 다들 술기운이 알딸딸하게 올라와서 그런건 아무래도 괜찮았다.



  "그게 뭐야? 어떻게 하는건데?"


  "한 사람이 표창을 던지면, 진짜 뭐 던지는건 아니고 시늉만, 맞은 사람이 당한 리액션 해주면 돼. 나머지 사람들 중에 웃으면 탈락."


  "넌 모르는 게임이 뭐냐."


  "훗."


  "...."


  "쉽네! 그냥 안 웃으면 되잖아."


  "과연 그럴까.."


  "...."



 이전에 이 게임을 경험해 본적이 있는 다이치와 스가와라는 쉽다는 오이카와의 말에 동의하지 못 했다. 특히 스가와라는 웃음을 참다 거의 죽을 뻔 했었다. 마음대로 웃을 수 없다는게 이렇게 배가 찢어질듯한 고통을 수반해야 하는 것임을 그 때 처음 알았다.



  "던지고 맞는 사람은 입으로 효과음 내야 된다. 안하면 안됨."


  "맞는 사람은 어떻게 정하는건가?"


  "그냥 아무나 던지고 싶은 사람."


  "누구 먼저 해?"


  "하고 싶은 사람있나?"


  "나!"


  

 자신있게 손을 든 보쿠토를 선두로 게임이 시작됐다. 보쿠토는 게임이 마음에 들었는지 꽤 들떠보였다.



  "그럼 시-작."


  "...."

  ┕ 일동 침묵


  "(더듬더듬)"


  "뭐해." 


  "표창 찾고 있잖아."


  "큽.."


  "오오-!(짜잔)"

   ┕ 쿠로오의 엉덩이 뒤에서 표창 발견


  "ㅋ..큽...(부들부들)"



 /스가와라 경고.



  "하아아아아-압! 푸슉-!!"

   ┕ 표창에 온몸을 다해 기 불어 넣는 중 - 발사


  "흐...흐억...!"

   ┕ 가슴을 부여잡음

   ┕ (뿌듯)



 표적: 다이치 /명중



  "흡- ㅅ..슉..!"

   ┕ 최대한 빠른 속도로 가슴에 박힌 표창을 뽑아 던짐(수치사)


  "윽...!"

   ┕ 이마에 손을 얹고, 보쿠토의 어깨위에 가녀리게 얼굴을 묻음

   ┕ 등을 토닥이며 우쭈쭈해줌



 표적: 쿠로오 /명중



  "(지긋)"

   ┕ '나도 곧 따라갈께, 흡.'


  "(끄덕끄덕)...철컥, 탕-!"


  "...."

   ┕ (조용)



 표적: 우시지마



  "...."

  ┕ 정적


  "...으. 윽(매우 진지)"

  ┕ 볼 한쪽을 부여잡으며 미간을 찡그리고



 /명중


 

  "풉...ㅋ앜ㅋㅋㅋ"



 /오이카와 사망.



 오이카와가 또 다시 벌주를 마시고 이제는 취해서 발음도 어눌해졌다. 계속 진 탓에 그렇게 마셔댔으니 소주 한 병은 거뜬히 넘었다. 


 한 판으로 끝내기는 아쉬우니 벌칙이 끝나자 바로 2차전으로 돌입했다. 벌주도 업그레이드되어 폭탄주를 만들기로 했다. 2차전 첫번째 순서는 스가와라였다. 



  "시-작."


  "후우....슉!"


  "으아악-!!"

   ┕ 아카아시를 잡고 쓰러짐

   ┕ 눈살을 찌푸림

   


 표적: 보쿠토 /명중



   "....뽕-"

   ┕ 맑고 경쾌한 소리로 배에서 표창을 뽑아냄


   "흐읍...ㅋㅋ..큽ㅋㅋ,,,"

    


 /전원 동시다발적 경고



  "핫, 히야압-!!"

   ┕ 뽑아낸 표창을 던짐


  "흣."



표적: 오이카와



  "흐아아아아앙~♡"



 /명중



  "ㅋㅋ푸핰ㅋㅋㅋㅋ"

   ┕ 아카아시 맥주 뺏어마시다 뿜음



/쿠로오 사망.



 표창에 맞았는데 저런 신음소리라니 오이카와는 취한게 틀림없었다. 그걸 보고 자지러지게 웃는 나머지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나같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아핰ㅋ핰ㅋㅋㅋㅋ"


  "핰ㅋㅋ미친ㅋㅋㅋ"


  "ㅋ큭큭ㅋㅋ"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2차전을 마친 오이카와는 아직도 꺽꺽대며 웃고있는 모두를 바라보며 직접 폭탄주를 말았다. (이와중에 우시지마는 다들 왜 웃는지는 모르고 그저 이겼단 사실에 뿌듯해 하고 있었다.) 


 오이카와는 테이블에 엎드리다시피한 쿠로오를 일으켜 소주9 맥주1인 애정가득한 폭탄주를 선사하고 상큼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오이카와는 제일 취해있으면서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오징어를 질겅이며 또 빈 잔을 채웠다.


 다음으로는 한 잔을 클리어한 쿠로오가 콜미게임을 제안했는데, 힐끗힐끗 카페벽의 시계를 확인하는 것이 좀 수상했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본 것은 아카아시밖에 없었다.



  "그럼 '사랑해' 못 받는 쪽이 마시는걸로."


  "문자 보내고 핸드폰 여기 놓으세요. 제가 심판하겠습니다." 


  

 하나둘씩 제일 가능성 있는 사람한테 열심히 문자를 보내고 곧 테이블 가운데로 모두의 핸드폰이 모아졌다. 몇 십초의 긴장되는 시간이지나고 제일 먼저 울린 핸드폰은...! 



  [ 나도 사랑해. -켄마 ]



 놀랍게도 쿠로오의 핸드폰이었다.



  "말도 안돼...코즈메군이..."


  "켄마도 술 마신게 아닐까.."


  "어디 아픈걸지도.."


  "하하하- 보았느냐. 이게 바로 나와 켄마의 우정이다!!ㅋㅋ"


  "내 것도 왔어."



 켄마의 충격적인 문자를 시작으로 다른 핸드폰에서도 속속들이 문자가 도착하기시작했다. 심판을 맡은 아카아시의 손길이 바빠졌다.



  [ 저..저도 사랑합니다, 스가상! -카게야마 ] to.스가와라

   ┕ (흐뭇)


  [ 응, 나도 사랑해(웃음) -아사히 ] to.다이치

   ┕ (흠흠)


  [ 나도 사랑해, 엄마♡ -하나마키] to.이와이즈미

   ┕ '누가 니 엄마냐..'


  [ 곱게 마셔라. -마츠카와 ] to.오이카와

   ┕ '너무햇!!'


  [ 저한테 보내시면 어떡해요. -아카아시 ] to.보쿠토

   ┕ '에엣, 안 되는 건가..!'


  [ ....♡ -시라부 ] to.우시지마

   ┕ '..♡?'



  "그럼 오이카와상이랑 보쿠토상 벌주입니다. 소주로 하실래요, 맥주로 하실래요? 아님 섞어서?"


  "잠깐, 우시지마도 안 왔잖아!"


  "'♡'왔으니까 인정합니다."


  "에에-"



 쿠로오의 허세를 끝으로 낙오자 두 명의 벌칙까지 마치고, 이제 게임에 흥미를 잃은 다섯 가장들은 또 한동안 부어라 마셔라를 계속했다. 



 후에 하나둘씩 정신이상자가 생겨날 무렵, 스가와라와 아카아시쪽에서는 이와이즈미를 옆으로 불러 새로운 둥지를 틀었고-


 새 둥지에서는 옆 테이블 주정뱅이들의 본격적인 뒷담화가 시작됐는데, 그 내용이 차마 너무 강력해서 당사자들이 들었더라면 벌써 수치심에 먼지가 되어 바스라졌을 것이다.



 (이들의 대략적인 자리배치는 아래 그림을 참고하기 바란다.)




***




  "이제 대충 끝난 것 같은데요."


  "그러네. 다이치 자고 있어."


  "하아- 이거 또 언제 다 치우냐.."



 한참을 마시고 게임하고 또 마시며 놀던 5인은 마지막까지 이성이 남아있던 쿠로오와 우시지마까지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카페에는 주정뱅이들만 남았다.


 각자의 술주정이 참 다앙해서 보고 있으면 나름 흥미로웠는데, 가장 얌전한 것은 역시 다이치였다. 스가와라는 바로 아사히에게 전화를 걸어 엎드려 자고 있는 다이치를 부탁하고, 바쁜 아카아시와 이와이즈미를 도와 쿠로오를 말렸다.



  "흐윽, 켄마... 왜 내 전화 안바다아~??"


  "제발, 그만 좀 울어... 켄마군 잘 시간이야."


  "흑, 이제 내가 시러진거야~?? 엉?"


  "쿠로..오..! 핸드폰 좀 놔 봐..!"


  "흑, 난 버려졌어어~...!!"


  "전화 그만 하라니까..! 아카아시, 핸드폰 좀..!"


  "죄송합니다. 저도 바빠서..아, 보쿠토상 여기서 하면 안돼..!"


  "아카..아시..웁.. 속이..."


  "화장실..! 그 입 틀어막아요. 여기서 하면 오늘 집 못 들어갈줄 알아요."


  "흐으...우웁..."


  "삼켜요, 삼키라고!"


  "전화를 안바다아~ 난 외토리야아아~!(억장이 무너짐)"


  "쿠로오! 제발 좀!!"



 취하면 대성통곡을 하는 쿠로오는 오늘도 어김없이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며 켄마에게 전화를 하는 중이었고,(물론 전화는 되지않는다. 일찍이 수신차단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보쿠토는 속이 뒤집어져 오색빛깔 무지개를 뿜어내기 직전이었다.


 한편, 이와이즈미의 쪽도 순탄치만은 않았는데-



  "작작 마셔. 이 망할 놈아!"


  "어! 이와짱도 한 잔 더?♡"


  "한 잔 더 좋아하고 자빠졌네. 잔 손에서 안 놔?"


  "이잉, 한잔만 더어...(쪼르륵)"


  "잔 채우지 말라...아오, 넌 또 왜 벗냐..!!"

  

  "음? 덥기 때문이다(훌렁훌렁)"


  "벗지마, 벗지말라고! 에어컨 나와서 추워죽겠구만 뭐가 더워!"


  "열대야가 심하군(훌렁훌렁)"


  "야, 경고하는데 바지는 벗지마라."


  "아, 그렇군! 지구온난화때문인가..!(스르륵)"


  "우와아~ 이와짱~ 여기 XX가 있어~!!"


  "하아아아...."


  "(만지작만지작) 에엥~ 이와짱~"


  "(두통)오이카와, 너 내일 후회할거다."


  "여기 XX가 점점 딱딱해지는데에~? 왜 그러지이~??"


  "이와이즈미, 더 더워지는 것 같군. 에어컨은 틀지 않은 건가?"


  "이와짱~ 이 XX. 안주로 먹으면 되겠다!"


  "미쳤냐-!! 빨리 손 떼!!!"


  "흐읏.."


 

 이 날 집에 들어와서 잔 사람은 다이치뿐이었다고 전해진다.














 술은 언제나 적당히...(싱긋











_The end







< 다음화 예고 >

05_쏙을 아시나요(부제:갯벌탐방)

: 윗마을 청년들(까마귀네,고양이네, 부엉이네)이 '쏙'을 잡으러 갑니다. '쏙'을 모르시는 분들은 다음화 주석을 참고하시길--!







Digression_친목(술)대회 수상식



- 주작MVP 상

: 쿠로오 테츠로.

1. '베스킨라빈스 31' 부문 
: 테이블 밑 다리공작으로 다이치 공략을 통한 훌륭한 오이카와 몰이

2. '표창게임' 부문

: 목석같은 우시지마를 겨냥한 훌률한 사격실력


3. '콜미게임' 부문

: 예약문자 기능을 사용한 지능적 게임 플레이



- 프로 과음러 상

: 오이카와 토오루

 수 많은 벌주를 견뎌낸 싱싱한 간의 소유자

 여러 안주를 두고도 오징어만을 뜯어먹는 장인정신

 혀가 꼬임에도 불구하고 잔을 채우는 알코올의 의지 계승자



- 팬티온리 노출증 상

: 우시지마 와카토시

열대야 더위에 맞서는 당당한 노출의 자세

타인의 시선따위 신경쓰지 않는 강인한 멘탈

노출은 팬티까지라는 확고한 정조관념의 사나이



 이상 세 분의 수상을 축하합니다!(짝짝짝

 이 세 분께는 상품으로 '길거리 1일 노숙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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