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 구. 꽃과 마찬가지로 쓰고 싶을 때 쓰는 '자유'연재물 입니다. (쓰던거나 잘쓰지 새로운 걸 또 쓰냐고 물으신다면 그것은 지금 제가 저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허허 안 그래도 현생이 바쁜데 미쳤나봐요.. 3체육관은 절 연성의 노예로 만들어요..ㅜㅜ)

※ 약 2,500자 분량입니다.

※ 쿨츳, 봌앜은 이미 연인사이. (신혼여행인가..!)

※ 재밌는 제목 있으면 추천받아요!










Intro_조난이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것





 그래, 조난이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누구에게나. 근데 그게 나일줄은 몰랐지. X발.. 






 쏴아아아-


 시원한 파도소리가 몽롱한 정신을 깨웠다. 본능적으로 끔뻑끔뻑 눈을 깜빡여보니 시야가 희뿌옇다. 따갑기도 따가운 것이 눈주위뿐만 아니라 얼굴전체에 무언가가 잔뜩 묻어있는 것 같다.


 까무룩 다시 로그아웃하려는 머리를 부여잡고 간신히 제정신을 차리니 그제야 시야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니, 아닌가. 정상이 된 시야에 왜 이렇게 모래가 가까이 보이는 거지? 아직 꿈에서 덜 깼나?


 현실을 확인하려 몸을 움직여 보았으나 곱게 뻗어있는 온몸에서 비명을 질러대는 통에 섣불리 팔하나 들어올리기도 힘들었다. 이 나이에 벌써 오십견이라도 온건가 그건 좀 곤란한데..


 쏴아아아-


 파도가 다시 한번 발목 위를 적시고 지나갔다. 어쩔수없이 그 자리에 누워 꼼짝않고 있으니 통증이 좀 빠지는 것도 같았다. 처음이 전신을 마구잡이로 구타당한 듯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그냥 구타당한 느낌이랄까. 뭐 아픈건 매한가지긴 했다.


 그렇게 잠시 아픔이 가시길 기다리는 동안 꿈틀꿈틀 고개만을 돌려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사실 이렇게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 건 아니고 이것 역시 그냥 본능이었다.


 직감에 따라 오른쪽으로 뻐근한 목을 들어올리니 한 78.4도 정도 돌렸을까 입에서 '미친..'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무슨 해수욕장이라 모래만 있는줄 알았더니 눈 앞에 펼쳐진건 터무니 없는 수풀림. 그러니까 정글이었다.


 마침 노을이 지는지 하늘도 붉은색이었는데 밤이 되면 재규어라도 튀어나오는게 아닌가 싶었다. 때맞춰 불어오는 바람에 물에 절어있던 몸이 오소소 떨려왔다. 무섭네, 정글.. 하아- 망할 아저씨같으니라고...



***



 때는 바야흐로 한 달 전. 


 츠키시마의 대학 합격 소식이 발표되고 쿠로오, 보쿠토, 아카아시는 도쿄로 상경한 츠키시마를 데리고 곧바로 여행계획을 세웠다. 꽤 여행기간이 긴 큰 계획이었는데 사실 츠키시마 몰래 준비해둔 덕에 모든것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츠키시마는 몸만 오면 돼!)


 여행의 목적지는 남태평양 한 가운데 위치한 피지의 수많은 섬들중 하나, 바로 야사와 섬*이었는데 여길 선택한 데에는 아카아시의 영향이 컸다. 전부터 가보고 싶다고 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일지도  모르겠지만 쿠로오와 보쿠토는 어디든 떠나기만 하면 되었기에 아카아시의 바람에 흔쾌히 어울려주었다.


 그렇게 차곡차곡 짐을 싸고 준비를 하다보니 눈 깜짝할 새에 출국일이 다가왔다.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비행기를 타고 10시간을 넘게 날아 본섬에 도착해 또 이동하고 이동해서 겨우 녹초가 된 몸으로 예약해둔 숙소에 도착했다. 이동하는데에만 하루 가까이를 쓴 덕에 다들 지쳐있었다.


 첫째날에는 잠으로 시간을 다 보내고 다음날 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스킨스쿠버, 피크닉등 여러 액티비티도 하고, 저녁엔 바다를 바라보며 스파 마사지를 받기도 하고, 그냥 앉아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곳이었기에 달콤한 낮잠을 즐기기도 했다.


 평화롭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디에선가 주워들었던 피지 사람들의 행복지수가높다는 게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렇게 조용하고 편안한 곳에 있는 다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 뭐가 있을까 싶었다.


 그렇게 놀고 또 놀다보니 금세 며칠이 지나고 어느 날 저녁. 보쿠토의 탐험의지에 따라 좀 더 비밀스러운 곳을 찾아보자고 해변 곳곳을 누비던 도중 그곳에서 아저씨 한 분을 만났다. 


 그 아저씨는 우리를 가이드 해주시던 숙소 담당자분이셨는데 뚝 떨어진 해변가에서 작은 배 하나를 손보고 계셨다. 작다고 해도 조각배같은 작은 건 아니고 우리 4명과 아저씨까지 모두 타도 충분히 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우리 모두 호기심 어린 눈길로 이것 저것 여쭤보니 아저씨가 한 번 태워주신다길래 얼른 승낙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점심을 먹고 아저씨의 말대로 다른 작은 섬에 가서 놀 수 있다기에 간단한 짐을 챙겨 아무런 의심없이 배를 탔다.


 그리고 한참을 달려, 모두가 멀미를 호소 할 때쯤이 되서야 배가 멈춰섰다. 드디어 도착했나싶어 객실에서 밖으로 나와보니 이게 무슨일인지 배 곳곳을 아무리 뒤져봐도 아저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하늘도 어두컴컴한게 딱 타이밍도 나빴다. 갑자기 불어오는 거센 바람과 흔들리는 파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폭우가 쏟아지고 천둥, 번개가 치니 배위에 서서 제 몸 하나 제대로 건사하기도 힘들지경이었다.


 휘몰아치는 폭풍속에 배는 어디로 가는지 모를 방향으로 떠내려갔고, 무자비한 자연의 공격속에 우리는 모두 바다에 빠져버렸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다. 열심히 허우적거리다 정신을 잃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외딴 무인도에서 정신이 든 쿠로오의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새하얀 모래사장과 정글이었다.












_continued







야사와 섬*: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 번 찾아보시길 바래요. 섬에 리조트가 아래 사진의 하나뿐이라고 하는데 앞에 펼쳐진 백사장하며 말 그대로 완벽한 휴양지랍니다. 나중에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사진들은 아래 링크에서 퍼온 것 입니다. 

yasawa.com 사이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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